목요일에 회식 장소로 향하는 길에 회사 선배가 내일 아침 수영 강습을 가지 못하는건 아닌가 걱정된다 했다. 평범한 술마신 다음날 걱정이었는데, 듣는 순간 내 머리속에 종이 울렸다.
수영이다!
지금 살고 있는 작고 바람 안통하는 집은 이미 너무 더워졌고, 몸은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한 이후 계속 평소보다 뜨거워서 종종 내 발바닥 손바닥이 스칠때마다 흠칫 놀란다. 다니던 필라테스가 끝나고 운동에서 아예 손 놓은지도 두달이 되었고(쉴만큼 쉬었지) 내 머나먼 중장기 목표인 "자유형 예쁘게 하는 할머니"가 되기 위해 자유형 교정은 곧 언젠가 해야지 하는 숙제였는데, 그게 바로 지금인건가.
회식 다음날 인터넷에서 집 근처 스포츠센터 웹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마침 한달에 딱 한 번 있는 신규회원 접수날이다. 이것 봐 온 우주가 나에게 수영하라고 응원하잖아! 그렇게 최근 몇달 중 가장 충동적이고 의욕 넘치게 하룻밤 사이에 무언가를 결정하고 강습 등록 페이지로 클릭 클릭!
...
했지만 여름 인기종목답게 이미 모두 마감 마감 마감....😂😂
어쩔 수 없이 강습 등록은 한달 미루기로 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러 서점에 들러 수영을 테마로 한 책을 구입했다.
이또한 너무 즉흥적인 행동이었는데, 집에 안읽은 책을 마저 다 읽고 정리한 후 새 책을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책 구매를 미루고 있었고, 꽤 잘 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파워 J로서 계획을 망쳤다는 죄책감?과 평소라면 하지 못할 충동적 행동의 쾌감을 동시에 맛보는 중
구입한 책은 한 권은 수영을 배우며 그린 그림 에세이고, 다른 하나는 제목만 대충 보고 추리소설인 줄 알고 사들고 왔으나 자기계발서다. 다음 달에는 수영장을 등록하고, 예쁜 수영복도 하나 사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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