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일상12 끝물 아침 뉴스에 역대 최장 열대야라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입추도 말복도 지난 시점인데 여전히 밤에 에어컨 틀지 않고는 잠들기 어려운 걸 보면 체감상으로도 이번 여름 유난하구나 싶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저녁에 길을 걷다 보면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미세하지만 한자락 시원함이 느껴진다. 여전히 푹푹 찌는 날들이지만...우린 안다 지금은 여름 끝물이다. 출근길 인도 곳곳에 여름의 흔적들- 소나기 이후 제 자리를 찾아가지 못한 지렁이와 제 명을 다한 매미 사체들이 널려 있다. 벌레라면 질색하는 나는 발 끝을 조심 조심 살피며 걷는다. 사체라도 한때 생명체였던 것들을 발로 밟는다는것이 조금..그렇다. 여름 즐길거리들 놓친게 있나 챙겨본다. 장어랑 콩국수는 먹었고.. 마지막 떨이 세일중인 여름 복숭아도 서.. 2024. 8. 16. 부산! 최근 회사 동료 결혼식 겸사겸사 부산에 다녀왔다.습하고 열이 잔뜩 올라있는 거리를 땀 뻘뻘 흘리며 걸어다녔다. 배가 터질 것 같아도 계속 먹게되는 낙지 숯불구이와 조개찜, 고층빌딩 즐비한 마린시티를 달리던 각양각색 외제차들, 반짝이는 드론쇼와 광안대교, 보름달. 예뻣다 해운대를 내다보는 까페에서 쉬는데, 모래사장에서 단체사진 찍는다고 깡총깡총 뛰는 청춘들을 보니 이십대 때 놀러왔던 부산도 생각나고. 조만간 하루 이틀이라도 연차쓰고 근교 여행이라도 가볼까 싶다. 마지막에 줄이 길어 포기한 만두 먹으러 부산도 다시 와야지 2024. 8. 3. 식집사의 즐거움 이사하고 식물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크다. 어쩜 물만 주는데 이렇게나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지. 여름이라는 계절과 맞물려 더 왕성한 생명력을 보다 보면 나까지 힘이 솟는다. (가아아아끔 무서울 때도) 2024. 7. 10. 불혹의 매혹 살면서 이렇게 생일을 화려하게 맞아본적이 있나 싶다. 마치 초등학생 때 친구들 불러모아 엄마가 떡볶이 김밥 등등 잔뜩 늘어놓아주시는 그런 기분. 주변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나이, 불혹 생일이 세상 화려하고 거창했다는 아이러니. 생일 한참 전에 회사 선배들께서 준비해주신 불혹파티. 취할만큼 마시고, 실컷 웃고, 너무 신나서 이날 밤 카톡 배경사진도 바꾸었다가 너무 감상적이었구나 하며 다음날 아침 바로 카톡 배경 지웠더랬지. 날씨가 최고였던 생일 당일엔 좋아하는 평양냉면 먹고 환한 대낮에 퇴근하는 행복도 누리고. 케이크도 자르고 제철 살구도 맛보고, 미역국도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아도 이날 만큼은(사실 요새 계속) 먹고싶은 만큼 실컷 먹어도 노길티. 갖고 싶던 우디우디한 벽시계는 제일 어울리는 곳에 예쁘게 .. 2024. 6. 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