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었는지, 가끔 살고 싶은 집의 구조에 대해 생각 할 때가 있다. (일단 먼저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만...)
혼자 살다 보니 잠만 자는 방, 요리를 하지 않아 사용이 제한적인 주방은 작아도 좋으니 거실이 넓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나라 아파트들은 대부분 획일적인 구조와 사이즈를 가지고 있고, 혼자 살만한 작은 집들도 대부분 방을 2-3개씩 넣어놓아 거실이 매우 좁은 것 같다. 사실 그 편이 이사를 다니거나 한다면 편리한 점이 많을 것 같긴 하지만.
이 책은 건축물의 미스테리한 공간과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평면도가 종종 등장하는데 매우 낯선 구조의 평면도를 찬찬히 훑어보고, 집 내부를 상상하는(사건현장이긴 하지만) 시간이 즐거웠다.
트릭도 가볍고, 주택 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친절하게 같은 평면도를 반복해서 보여 실어 놓아 책장을 뒤로 넘겨볼 필요가 없다는 점도 편리하다. 사실 책 처음부분에 지도가 나오는 소설(역사소설이 종종 그렇다)은 첫장을 딱 보고 아 번거롭겠네 싶어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상한 집 줄거리
화자는 오컬트 작가인데, 어느날 지인이 한 집의 평면도를 보내며, 이사하려는 집에 이상한 공간이 있다며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평면도에서 이상한 점을 느낀 '나'는 알고 지내던 건축 설계사에게 평면도를 보여주고, 역시 오컬트쪽에 관심이 있는 설계사와 함께 평면도의 이상한 공간에 대해 가설을 세우며 논의하는데. 그 즈음 그 집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된다. 이런 저런 조사와 우연이 연결 되며 그 둘은 점점 사건에 다가가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가 속도감 있는 편이고, 페이지수도 많지 않아 빠르면 2-3시간 안에도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짜임이 너무 허술하거나 한 것도 아니라 마지막장을 즐겁게 덮을 수 있었다. 심심한데 오랜 시간 집중할 상황이 되지 않을 때, 어슬렁 어슬렁 기분 전환 겸 읽을 수 있는 소설로 추천한다..
이상한 집 작가, 오케쓰
이 책의 작가 오케쓰는 원래는 작가보다 크리에이터로 유명했다고 한다. 호러, 오컬트쪽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웹사이트와 유투브 채널을 운영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 책, '이상한 집'도 원래는 유투브에 업로드 된 영상이 입소문을 타서 소설로 만들어진 것이고, 영화화까지 된다고 하니 신기하다. 이후에도 '이상한 그림' 이라는 소설이 나온 것을 보니 '이상한' 시리즈를 만드려는 것인가.. 관심 있는 분들은 하기 작가의 SNS를 참조 하시길.
유튜브 채널 雨穴(Uketsu) / 트위터 @uketsuHAKONIWA / 인스타그램 @ukets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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