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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보고 읽고

칼 (Knife) - 요네스뵈 장편소설

by anythingship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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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도 더 전이지만 요네스뵈의 해리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의 놀람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동안 접해오던 우리나라나 일본 추리소설과 결이 다른 배경묘사가 너무 신선했고, 범죄현장을 그림 그리듯 샅샅이 묘사한 점도 사건의 흐름이나 트릭에 집중하면서 읽었던 책들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낯설고 이국적인데 맛있는 외국 음식을 처음 맛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에 묘사된 어둡고 스산한 오슬로의 모습이 인상 깊다 못해 국가의 이미지처럼 뇌리에 박혀서, 노르웨이는 가보지도 않았지만 가보고 싶은 여행지에서도 제외되었다는... 부작용? 까지.
 
국내 번역서가 해리홀레 시리즈 내용 순서와 다르게 출간되다 보니 그 당시엔 중간에 번역되지 않은 책의 스토리가 비어있었는데, 시리즈물은 순서대로 앞쪽부터 읽어나가는 걸 선호하는 편임에도 이 새로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 그 두꺼운 벽돌책들을 연이어 읽어내었더랬다. (요네스뵈의 책들은 두껍기로 유명하다. 이번 소설도 가볍게 680페이지;;)
 
해리홀레 시리즈로 지금까지 열두 편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는 아무리 소설 속 캐릭터래도 그렇지, 짠내(+술냄새) 풀풀 풍기는 이 형사를 결국 이렇게까지 괴롭히나 싶어 작가가 원망스러웠다.
나뿐 아니라 많은 애독자들이 마음 아파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서 작가 인터뷰를 보니 인생이 원래 하나씩 잃어가는 거라고 답했다는😱😱..

어쩌면 이 소설이 해리홀레 시리즈의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도 했었는데, 아직 국내 미발간되었지만 또 다른 해리홀레 소설이 작년에 나왔던 모양이다. 후속편에서는 모두의 해피엔딩은 바라지도 않으니 해리가 조금이라도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칼 줄거리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을 사전정보가 전혀 없이 너무 즐겁게 읽었던 터라, 어떤 내용을 쓰더라도 스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이번에도 작가는 해리에게서 너무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간다. 해리홀레 시리즈를 좋아했던 독자이라면 사건의 피해자가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술이 깨기를 거부하며 내내 취해있는 해리를 따라 사건을 추리하고 뒤쫓다 보면 해리가 찾아낸 용의자의 정체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데 이 부분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인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역시나 우리의 주인공은 사건을 해결하지만 상실감과 자책으로 황폐혜진 주인공은 해외로 떠나게 된다.



요네스뵈 해리홀레 시리즈 순서

요네스뵈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던 초반에는 역서가 하나둘씩 나오는데 아마 현지에서 인기 있었던 작품이 먼저 나오고 하다 보니 국내는 발간 순서가 엉켜있었다. 시리즈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뒤죽박죽 읽은 사람으로서.. 해리 홀레 시리즈는 전작에 대한 이해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특정 주인공이 반복되는 시리즈는 이야기의 순서대로 읽으면 주인공의 상황이나 과거에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요네스뵈를 접한 스노우맨과 묘사가 뛰어나다 생각했던 레오파드가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단 한 권만 읽는다면 스노우맨을 읽어 볼 것을 권장한다. 시리즈를 다 읽을 자신이 없다면 오슬로 3부작-스노우맨-레오파드 정도를 추천한다. (이번에 읽은 칼 도 정말 재미있어서 한 권 더 붙이자면 칼까지..)

* 출간순서
박쥐
바퀴벌레
레드브레스트 (오슬로 3부작)
네메시스 (오슬로 3부작)
데빌스 스타 (오슬로 3부작)
리디머
스노우맨
레오파드
팬텀
폴리스
목마름

킬링 문(미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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